솔내과의원

Q. 양쪽 복부가 항상 빵빵하고 대변이 꽉 차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일주일에 1~2번 정도만 배변을 볼 정도로 불규칙하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머리가 띵하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겪었던 여러 증상들이 모두 변비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변비가 이런 다양한 신체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게 맞나요? 변비약 먹으려고 했더니 변비약 함부로 먹으면 안 되고 종류가 다양하다고 들었어요. 어떤 기준으로 약을 선택해야 하는지, 장기 복용은 가능한지, 그리고 생활습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병원 진료는 언제 받아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내과 전문의 조영욱(베드로내과의원) 입니다.

변비로 고생이 많으시네요. 불규칙한 생활습관, 식습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변비는 참 골치 아픈 문제이지요. 균형 잡힌 규칙적인 식습관, 물 자주 마시기, 섬유질 풍부한 음식 먹기 등 모두 변비에 좋은 습관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지만 막상 지키기 어렵고 오래 지속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글프게도 단순히 유산균이나 식이섬유만으로 변비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변비약은 성분과 작용 방식에 따라 크게 부피형성완하제, 삼투성완하제, 자극성완하제 3가지로 구분됩니다. 각각의 기전과 주의사항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부피형성완하제
섬유질을 농축하거나 비슷하게 합성한 형태로,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해 변의 양을 늘리는 약입니다. 장이 충분히 차면 내용물을 배출하기 위해 스스로 운동하게 되는데, 이 원리를 활용해 배변 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섬유질 성분이 기본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은 편이며, 특히 채소나 과일 섭취가 부족한 분들에게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가스가 잘 차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일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으며, 복용 시 물을 250ml 이상 충분히 마셔야 합니다.

2. 삼투성완하제
대표 성분으로는 마그네슘염, 락툴로오스, 폴리에틸렌글리콜(PEG) 등이 있으며 이 중 특히 PEG가 효과가 비교적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장은 음식 내 수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수분 흡수를 억제하면 변이 부드러워져 미끄러지듯 쉽게 배출될 수 있습니다. 굳은 변(분변매복)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며, 특히 락툴로오스와 PEG는 임산부·노인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됩니다. 다만, 마그네슘염은 신장 기능이 약한 환자, 아이, 노인에게 고마그네슘혈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작용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락툴로오스는 2~3일, PEG는 12시간 이상이 지나야 효과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자극성완하제
광고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변비약들이 있는데요, 장 점막의 신경을 직접 자극하여 배변 활동을 유도하는 약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빠른 효과로, 경우에 따라 6시간 이내에도 호전될 수 있습니다. 일반의약품으로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은 반드시 마지막 단계에서, 최대한 짧은 기간만 사용해야 합니다. 효과가 빠르다 보니 원인을 찾기보다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효과가 떨어지면 과량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탈수·신장 손상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 언급한 것처럼 변비약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기전이 다르고 부작용도 있으니 다른 병의원을 내원하셔서 진료받으시면서 변비의 원인을 찾고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그 원인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처방을 받으셔서 치료하시는 것을 조언 드립니다.